[강연] PD연합회20주년강연

 신영복 교수, PD연합회 창립 20주년 축사 [PD저널] (2007.8.31)

2007-09-03 21:25:51

축하드린다. 많은 얘기들이 이미 공유 됐고 영상으로 지금까지의 고민, 업적 잘 소개해서, 방송에 대해 잘 모르니까 축하하는 뜻에서만 말하겠다.

20. 공교롭게도 내가 감옥에 있었던 해와 같다. 바깥에서 열심히 뛴 PD에겐 금방 20년이란 감회 있을 거라고 생각이다. 20년간 우리나라 방송문화 획기적으로 위상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신뢰성 등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 받고 있다. 대통령 얘기했듯 대단한 권력 있는 집단,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가지 당부하는 말 하겠다.

87년부터 2007년까지 20년 생각해 보면 87년 체제 97년 체제 2007년 체제로 나누면 PD연합회가 창립된 87년 체제가 나로선 문제가 있는 체제라 생각한다. 민주화 운동이란 높은 고지 점령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민주화 운동 지도부의 정치적 성격 자체가 상당히 제한적이고 이후 완고한 보수 구조로 연결돼 일정한 한계성을 보였다.

97년 또 한 번의 결정적 좌절 경험이 있다. 419 때 대학 2학년이었다. 그 때 어려서 감동 있었다. 총탄이 이마를 뚫고 지나간 혁명이다. 이후 516 때는 군부 앞세운 또 하나의 우리사회 지배하는 강력한 지배구조 깨달음이었다.

516으로 인해 419 혁명은 총탄이 이마를 뚫고 간 게 아니라 총탄은 모자만 뚫고 지나갔다는 것 알게 됐다. 97년 체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97년 체제는 또 하나의 강력한 국제 금융 자본이라고 하는 외세 체제가 그 모습 드러냈다.

87년 체제 97년 체제를 겪고 오는 동안 힘든 싸움 맞이하고 있다. 객관적 조건, 열악해졌고 민주화 개혁의 헤게모니마저 거의 내주고 만 이런 상태에서 주체 역량 지극히 취약한 상태에서 2007년 새로운 국면 맞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다. PD연합회 20년인 시점에서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하지 않을까. 2007년은 대선 기간으로 한반도 둘러싼 탈냉전 기류 등 이와 모순되는 기류가 동시에 나타나는 어려운 상황이다.

PD연합회 창립 20주년 맞는 이 시점에서 중요하게 결의해야 할 것은 프로듀서라는 독특한 사회적 위상 갖고 있는 PD연합회가 잘 해서 우리사회의 기대 모을 수 있는 신뢰 집단 됐으면 좋겠다.

절망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함께 할 대단히 어려운 상황으로 함께 헤쳐 나갈 신뢰 집단 없는 데서 온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한참 얘기했지만 언론, 대학, 종교, 사법 부문까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진정한 신뢰 집단이 사회에 없는 상황이라 힘들다. 자기가 신뢰받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신뢰 얻어야 한다.

20주년 맞는 PD연합회,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 지배 기재도 문화적 감성적으로 돼 있다. 사람들 포섭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새로운 신뢰 이끌어내기 위해선 이성적 보도만 갖곤 안 된다. 감동적, 창조적 예술적 감성 결집해 많은 사람들의 애정, 신뢰 이끌어내는 집단으로 커주길 당부 드린다.

앞으로 신뢰 집단 부재한 우리 사회에서 PD연합회가 신뢰의 정신, 소통의 정신을 주는 집단으로 거듭나주길 바란다. 또 한 번의 20년의 힘든 도전 열심히 뛰어가길 당부 드린다.

 

 

[큐칼럼] 신뢰 집단

2007-09-06 10:19:34

지난 31()에 있었던 PD연합회 2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누구에게 축사를 부탁할까 하고 고민한 적이 있었다. PD연합회가 걸어 온 지난 20년을 통찰하고 앞으로의 20년을 예지해 줄 분이 누굴까? 많은 분들이 떠올랐지만 한 분에게만 부탁드리기로 하고 신영복 선생께 전화를 드렸다. 한반도 분단의 비극과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온 몸으로 떠안고 20년을 감옥에서 묵묵히 보내신 분. 종종 그 분의 글을 읽으며 깊이 있는 통찰력과 상상력에 계속 놀라곤 했었다. 축사 부탁을 드리자 처음엔 좀 바쁘시기도 하고 또 약간은 부담스러운 자리라고 말씀하셨으나 곧 승낙하셨다.

이 날의 축사는 PD연합회가 신뢰 집단이 돼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해 주셨다. “사회 속에서 신뢰 집단의 역할을 해야 할 곳이 바로 언론입니다. 언론은 진실과 비판을 본령으로 합니다. 진실은 사실의 창조적 구성이며 이런 창조는 당대 사회의 과제를 중심에 둔 비판적 기능으로 이루어집니다. 비판은 기존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우직한 실천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날 대학, 정치권, 종교계, 법조계 그리고 언론까지 모두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래의 한국 사회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갈 신뢰 집단이 없어 절망스럽습니다.

이날 신영복 선생은 결론적으로 독특한 사회적 위상을 갖고 있는 PD연합회가 언론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함으로써 우리 사회로부터 기대를 모을 수 있는 신뢰 집단이 돼 줬으면 한다는 덕담이자 당부의 말씀을 해 주셨다. ‘독특한 사회적 위상이란 무슨 의미일까? 뒤에 언급하신 말씀으로 볼 때 일반 언론과 PD가 만드는 방송 프로그램의 차이를 두고 하신 말씀인 듯하다. “이제 개인의 사고와 가치관을 지배하고 결정하는 사회적 기제도 문화적, 감성적으로 돼 있습니다.

사람을 포섭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이성적 보도만 으로는 안 됩니다. 감동적, 창조적, 예술적 감성을 결집해 많은 사람들의 애정과 신뢰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PD들과 PD연합회가 할 수 있기를 당부 드립니다. 앞으로 신뢰 집단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PD연합회가 신뢰 집단으로 소통의 중심체로 거듭나주길 바랍니다.” PD들이 그리고 PD의 집합체인 PD연합회가 한국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한 통찰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적절한 제시이다.

PD연합회 20주년을 맞는 이 시점, 매우 어렵고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0월초에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연말에 대선이 있다. 2가지 모두 앞으로 한반도의 운명과 한국 사회의 지형에 그리고 방송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중요한 시점에 우리 PD들과 PD연합회는 신영복 선생이 말씀하듯이 언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사실 제시를 넘어 사실을 진실로 창조하는 노력을 해야하며 그러기 위해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 전체의 문화를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것으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그것은 곧 신뢰 집단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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