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더불어숲 통(通) 40호_16,17,18,19,20,21,22,23/29

아카이브가 만난 인연

 

 

한발만 앞서서 실천해라

 

황철우  서울교통공사 노조 사무처장, ()더불어숲 이사

 

(9월호에서 이어집니다)

 

-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관계론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요?

 

관계론 자체가 처음에는 익숙지 않죠근데 스며드는 것들이 있잖아요범접하기 어려운 분이지만 때로는 편하게 다가서고 모르는  같지만 소소하게 챙기는 이런 모습들이 스며드니까 노동대학 1기가 시작되면서 ‘느티나무라는 동문회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이어나가는 모임을 구성하게 된 거죠그 동문회가 유지되면서 이주노동자 지원 사업, 노동대학 학비 지원 장학사업도 하고. 그러한 관계를 맺기 위한 토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좋아요노동계에서 20 동안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거든요노동대학의 뿌리로서 동문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관계의 일상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좋은 계기가  거죠.

그리고 활동하고 노동하는데 사람과의 관계는 너무 힘들어요사실동지들끼리 수없이 싸우고 부딪치고 증오의 맘이 들기도 한데 이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선생님을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르잖아요하지만 그런 것을 개선하고  스스로 일깨울  있는 지침, 계기가 되었지요

 

- 좋아하는 서화 작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 작품은 이것입니다.

(수풀림  모인 )

이게 한문 같지만 한문이 아니고 한문과 한글이 같이 있는 거다.’ 주시면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뜻도 너무 좋잖아요. 글귀도 다 아는 글귀지만 이렇게 구성한 것도 좋고. 졸업   받아서 집 제일 좋은 곳에 걸어놓고 있죠.

 

(더불어 한길)

이건 결혼식  사단이   펼쳐 보여주신 거예요. 글귀도 되게 좋은 거죠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춘다는 거니까

 

선생님과의 인연의 관점이 중요해요작품만 보는  아니라 작품을 통해서 만난 에피소드요.

선생님께서 돌아가실 무렵에 노동대학도 찾아갔죠.  선생님 손을 꽉꽉 잡았죠그때 류방상 선배, 조태욱 선배 이렇게 갔죠눈빛만 확인하고 손에 힘만 확인하는 그런 과정이었어요

그때 공히 느꼈던 거는 우리 사회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애착을 가지고 노동운동이  성장하고 사회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우리가 갔을  눈빛으로 마음으로 확인했던 과정이 있었어요.

아카이브 같은 작업을 할 때 작품이나 인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관계 속에서 맺었던 철학의 문제, 지향의 문제를 찾아보고 발굴해서, 관계와 철학적 사고에 대해 선생님이 무엇을 고민하고 계셨는지, 어떻게 소통했는지를 발굴해서 후세에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선생님의 가르침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요?

 

선생님께선 딱 시간되면 오셨어요. 그때가 1997~98년 경동교회에서 운수노동자학교가 있었어요. 그때 섭외해서 처음 오셔서 한 강��� 내용을 지금도 기억하고 담고 살고 있어요.

'한 발 앞서' 이런 얘기. 당신들 노조 간부고 이러니까 혼자 열심히 뛰어 혼자 하지 말고 한 발 앞서서 가라. 뒤처지지도 말고 너무 앞서지도 말고 그러면서 조합원들과 함께 시민들과 함께 나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많은 강의 속에 제 머리에 담고 있는 거는 '한 발만

앞서면서 실천해라.'입니다.

 

문재인정부는 행정 권력만 잠시 잡은 거예요.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도 마찬가지였고. 이 나머지 사법 권력도 여전하고 자본권력은 분명하기 때문에. 문재인정권의 한계가 분명하잖아요너무 아쉽죠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영장 발부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솔직히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나 그것은 권력자의 의지로만 되는 문제는 아니잖아요? 체제의 문제니까. 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아닌 게 있지요. 그래서 여전히 노동은 싸우며 풀어갑니다.


상세정보열기